수의사란?
인간과 동물은 오랜 시간 함께 공존해 왔습니다. 인간에게 있어 동물은 때로는 식량으로, 때로는 작업 수단으로, 때로는 전쟁 수단으로 이용되며 인간들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더불어 동물을 보살피고 관리해 주는 수의사의 역사도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유적지 곳곳에서 수의사를 의미하는 단어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유적지인 메소포타미아 남부 수메르 지역의 어느 왕의 무덤에서는 ‘소의 질병을 고치는 의사’를 의미하는 문자가 발견되었고, 바빌론 제국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소와 당나귀 의사’라는 단어가 발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의사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기 595년 고구려의 혜자 스님이 불교를 전파하러 일본에 갔다가 말을 치료하는 의술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기록들은 수의사가 오랜 옛날부터 존재했던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18세기 유럽에서 전염병으로 인해 대부분의 소가 죽게 되었고, 사람들이 굶주림을 겪으면서 동물 의학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이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로 수의과 대학이 생기면서 근대 수의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동물은 여러 면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존재이고, 역할도 다양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간과 동물이 서로 함께하는 삶이 주목을 받으면서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의 의미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1978년 유네스코에서는 ‘모든 동물은 동일하게 생존 및 존중의 권리를 가지며, 어떠한 동물도 학대 또는 잔혹 행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동물의 권리가 법으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인간과 동물의 공존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로 인해 동물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수의사의 인기가 높아지고, 업무 분야도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수의사는 사람과 더불어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반려동물과 인간의 식량으로써의 산업 동물, 그리고 야생 동물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은 기본이고,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평가, 식품 위생 및 환경 위생 분야의 안전성 관리, 동물 실험을 통한 기초 의학 및 생명공학 연구, 구제역이나 광우병처럼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해외 악성 전염병에 대한 방역 작업 등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수의사가 하는 일은?
수의사는 사람을 제외한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 소, 말, 돼지, 닭 등의 산업 동물, 수생 동물, 파충류, 꿀벌과 같은 곤충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생존하는 거의 모든 생명체를 진료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제역, 조류 독감 등 전염병의 예방과 방역, 축산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역, 생명공학, 기초 의학 연구, 야생 동물의 보호와 생태계 보존에 이르기까지 수의사가 하는 일은 광범위합니다.
적성과 흥미는?
수의사가 되려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어디가 아픈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하며, 때로는 위험을 무릅쓰고 야생 동물이나 특수 동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수의사는 동물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원인을 찾아내어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깊은 관찰력이 필요합니다. 동물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와도 세심한 의사소통을 해야 합니다. 병적 증상이라든지 평소 생활 환경, 먹이, 습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치료 후에는 동물을 돌보는 요령에 대해 설명을 해주어야 하므로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수의사는 동물의 생명을 다루는 일을 하므로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동물의 증상에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내어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빠른 분석 능력, 판단 능력 중요합니다. 작은 실수가 동물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면서도 돌발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과 자기 통제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수술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고도로 훈련된 섬세한 손재주도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수리 능력과 함께 정교한 의술을 갖추기 위한 인내심과 끈기, 지구력과 냉철한 이성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감성이 요구됩니다.
진출 방법은?
수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수의학을 전공해야 합니다. 수의학과는 6년 과정으로, 예과 2년, 본과 4년을 다녀야 합니다. 6년 과정을 마친 후 수의학사를 취득하고, 수의사 국가 면허 시험에 합격하면 수의사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의사 국가 시험은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주관하여 시행하며, 합격 기준 점수는 기초수의학, 예방수의학, 임상수의학, 수의법규·축산학 중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각 과목 4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에 가장 많이 진출하는 분야는 임상수의사입니다.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동물 병원 수의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외에는 검역이나 방역, 축산 정책을 담당하거나 공중 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나 학교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및 미생물 관련 연구를 하는 분야로도 진출합니다. 일부는 군의관처럼 수의장교로서 군에서 동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축산물 유통 업체나 육류 가공 업체, 사료 업체, 유제품 가공 업체, 동물 약품 업체 등으로 진출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수의사에 대한 전문의 제도가 없어서 수의사 면허를 딴 뒤에 개인적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여 전문성을 쌓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미국은 수의사 전문의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은?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1인 가구 및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감을 달래 줄 반려동물의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동물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져 반려동물에 대한 예방 접종, 건강 진료 및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동물을 진료할 수의사의 수요 또한 증가할 것입니다. 조류 인플루엔자, 광우병, 구제역과 같은 악성 해외 전염병의 빈번한 발생과 장기 이식 복제 동물의 생산,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 및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의학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앞으로 수의사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기능을 가진 나노 소재, 줄기세포 및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복제 장기, 유전자 조작 소재, 천연 기능성 소재 등 신소재 개발을 위한 국가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난치병 치료를 위한 신약 및 바이오 장기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 및 실험은 대부분 실험동물을 통해 이루어지고, 그 업무를 수의사가 담당하게 되므로 국립보건원, 국립독성연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약 회사, 바이오 분야 연구 기관 등으로 진출이 증가할 전망입니다. 수의사는 동물의 건강을 지키고, 인간과 공존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다루는 직업으로 날로 역할과 비중이 증가할 것입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관련 직업은?
Tip
수의사가 활동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알아볼까요?
수의사는 동물 병원 및 동물원 등에서 아픈 동물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 반려동물 수의사: 애완동물의 건강을 돌보는 수의사이며, 다루는 종은 개, 고양이를 비롯해 햄스터, 기니피그와 같은 작은 설치류, 금붕어와 같은 어류, 조류, 파충류부터 최근에는 애완용 미니 돼지, 원숭이, 담비, 토끼, 저빌, 쥐, 고슴도치, 이구아나, 뱀, 도롱뇽, 곤충, 달팽이, 게, 해파리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어요.
▶ 산업 동물 수의사: 축산 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육하는 동물인 한우, 젖소, 말, 돼지, 닭, 염소, 양 등을 다루는 수의사로, 이외에도 양어장에서 기르는 물고기에서 양봉장에서 기르는 꿀벌까지 돌봐요.
▶ 야생 동물 수의사: 사슴, 멧돼지, 여우, 밍크, 곰, 꿩, 뜸부기, 청둥오리, 오소리 등과 같은 야생 동물을 다루거나, 대공원이나 국립 공원 등에서 야생 동물의 생태를 관찰하고, 병에 걸린 동물들을 치료하는 수의사예요.
▶ 연구직 수의사: 국가 기관 연구소, 공기업 연구소 및 일반 기업체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면서 연구를 수행하는 수의사예요.
▶ 수의관(수의장교): 군대에는 수의병과가 따로 있으며, 수의장교는 각종 유가공품 및 축산물들을 검사하고 그 위생 상태를 점검하거나, 군견이나 군마 등의 치료나 건강을 돌보는 수의사예요.
수의테크니션에 대해 알아볼까요?
동물 병원이나 동물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에서 수의사를 보조하여 응급 처치와 간호를 담당하는 직업이에요. 동물의 행동과 상태를 관찰하고 보호자와 의견을 나누고 상담을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동물간호복지사라고 부르며, 동물 산업의 발전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직업이에요.